등을 데우는 햇볕에 겨우 눈을 떴다. 서서히 맑아지는 시야는 공간을 그대로 담은 채였다. 어젯밤의 마지막과는 사뭇 다른, 검은 벽지의 공간. 찬열은 손을 뻗어 옆자리의 온도를 가늠한다. 여전히 그늘이 드리운 자리는 서늘했다. 조금 더 아래로, 조금 더 멀리 뻗어보지만 구겨진 시트만이 닿을 뿐이었다.옆자리는 비어있었다. 찬열은 튕겨지듯 몸을 일으킨다. 그럴 ...
선배의 이름으로 날아온 부고 알림에 찬열은 잠시 손가락을 멈칫했지만 본인상이 아님에 안도하며 옷장 구석에서 검은 옷을 꺼내 놓았다. 장례식장은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래도 대중교통은 불편하니 차 키를 챙겨둔다.졸업하고 한참이 지났지만 부고를 모른척할 수는 없는 사이였다. 학과에서, 또 소모임에서 한참이나 얼굴을 마주한 사이. 그리고 자연스레 찬열은 그 선배...
잠은 며칠씩이나 찾아오지 않았다. 경수는 뜬 눈으로 낮을 지새우고 밤을 절반쯤 지내다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눈꺼풀을 닫곤 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기어이 눈동자는 빛을 담고 동공이 늘었다 줄어들길 반복했다. 멀쩡하던 껍데기마저 부패할 것 같은 상태가 되자 찬열은 더 이상 경수에게 섬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들려주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까. 단순한 이유로 ...
사물의 색들이 뚜렷이 구분되지 않는 시간부터 찬열은 어딘가로 향한다. 뻗어 내민 내 손도 어렴풋이 보이는 어둠 속에서도 발걸음을 망설이지 않는 사람은 찬열이 유일할지도 모른다. 등을 챙겨 나와도 될 테지만 찬열은 맨몸으로 나서는 쪽을 택했다. 낙엽들을 밟아 산 중턱을 내려간다. 아직 매달린 전구들이 노랗게 빛나는 시간. 찬열은 배들이 묶여있는 항으로 가 사...
어두컴컴한 방은 꼭 취조실 같았다. 작게 떨어지는 스탠드 조명이 유일한 빛일 뿐인 방에서 경수는 비어있는 맞은 편을 바라본다. 상황을 명확히 판단하기엔 주어진 정보가 너무나도 없었다.차에 실려 한참이나 이동한 후 다시 땅 위에 선 기억은 명확했다. 단지 중간의 언젠가부터 눈이 가려져 있었을 뿐이었다. 시야가 차단되면 몸의 여기저기가 고장이라도 난 듯 작동한...
“경수야, 빨리.” 찬열이 자주 하던 말 중 하나였다. 찬열은 케이크를 가운데 놓고 테이블에 앉아 조바심 나는 듯 손바닥으로 모서리를 두드리고 있었다. 일정한 리듬의 소리를 들은 듯 경수는 이제 찬열의 맞은편에 자리했다. “우리 초에 불붙이자. 오늘은 좋은 날이잖아.” 경수는 특유의 소리로, 흐흐, 웃고 말았다. 찬열은 가느다란 초 두 가닥 앞에서 박수를 ...
김소낙님이 배포하신 스프레드 사용하였습니다.1. 찬열이 선호하는 섹스 : 소드 기사(Knight of sword)적극적으로 리드하는 타입. 잘 짜인 계획보다는 충동적이고 저돌적인 섹스.2. 경수가 선호하는 섹스 : 여황제(The empress)편안하고 포근한. 사랑이 넘치는 섹스.(여황제 카드는 임신 출산 등을 의미) 3. 경수와의 첫 섹스를 앞둔 찬열의 ...
찬디에 돌은 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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